본문 바로가기

기타 소프트웨어

소프트웨어 '절약이'의 정체

안녕하세요, VirtualWindows입니다. 
최근에 지인으로부터 소프트웨어 CD 한 장을 입수했는데, 처음 보는 소프트웨어였습니다. 
이 소프트웨어의 정체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지인으로부터 입수한 소프트웨어 CD입니다. 지인의 말로는 본인 과 교수의 연구실을 청소하다가 나왔다고 합니다. CD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2000 무료 업그레이드 축제 소프트뱅크 보너스 팩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왼쪽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로고가 크게 있고, 오른쪽에는 소프트뱅크 로고와 회사명이 있습니다. 하단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5.0과 '절약이'라는 문서 절약 소프트웨어가 적혀있습니다. 본 CD를 가지고 계신 분께는 '절약이' 정식 버전을 부가세 포함 3만원에 판다는 문구와 함께 연락처도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이름이 '절약이'라니, 무슨 소프트웨어인지 쉽게 감이 오질 않습니다. 
이 CD에 적혀있는 소프트뱅크는 손정의 회장이 설립한 일본의 통신 관련 기업인 소프트뱅크가 맞습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과거에 소프트뱅크 코리아가 국내 마이크로소프트 제품들을 판매하는 총판업체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아마 그래서 MS 오피스 2000 무료 업그레이드 기념으로 이런 CD를 제작해서 배포한 것 같습니다. 끼워팔기로 들어가있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5.0은 그렇다 치고, 절약이는 도대체 무슨 프로그램일까요? 한번 CD 내용물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CD 내용물에는 CD에 적혀있는 IE 5.0과 절약이 말고도 윈도우 NT 4.0용 서비스 팩 4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윈도우 NT 4.0에 설치해보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제가 설치한 환경은 윈도우 NT 4.0에 서비스 팩 3과 인터넷 익스플로러 4.0이 설치된 환경이었습니다. 

먼저 윈도우 NT 4.0용 서비스 팩 4를 설치해줍니다. 

설치 후 재부팅을 하던 도중 Y2K 문제 관련 텍스트 파일이 뜨더군요. Y2K 문제... 2000년이 되면 컴퓨터가 두 자릿수 연도 표기인 00을 2000년이 아닌 1900년으로 인식해 오류를 일으키고, 전 세계가 혼란에 빠진다는 가설이었죠. 22년이 지난 지금 와서 보면 실소가 나올 만한 해프닝이지만, 이 당시에는 꽤나 심각해서 대책본부까지 만들어졌을 정도였습니다. 뭐 지금은 다 지난 얘기죠 ㅋㅋㅋ 

SP4를 설치하는 폴더에 Y2K 문제를 해결하는 업데이트도 있었습니다. 별건 아니지만 한번 설치해줍시다. 

그 다음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5.0도 설치해줍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5.0은 빌드를 보니 MS 오피스 2000에 포함된 버전이군요. CD에 적혀있던 오피스 2000 무료 업그레이드 행사와 관련이 있는 걸까요? 자, 어쨌든 이렇게 CD에 동봉된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서비스 팩도 모두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save', 말 그대로 절약이라고 적혀있는 폴더로 들어가서 프로그램을 설치하려고 했더니... 엥? 이 버전은 윈도우 95나 98에서만 작동한다는 창이 뜨면서 설치가 되지 않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일인고 하니... 

Readme 파일을 열어보니, 애초에 절약이는 윈도우 95 및 98용 프린터 드라이버였습니다. 윈도우 NT를 사용 중이라면 별도로 문의를 달라는군요. 그렇습니다! 애초에 이 프로그램은 윈도우 NT에서는 설치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근데 그러면 왜 CD에 윈도우 NT 4.0용 서비스 팩을 넣어줘가지고 저를 헷갈리게 한 걸까요? CD 표면 그 어디에도 윈도우 95 및 98용이라는 문구는 없었는데 말이죠... 어이가 없네요.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윈도우 98에서 다시 설치해보기로 했습니다. Setup 파일을 실행하니 3.43 버전 절약이를 설치한다고 하네요. 예를 누릅니다. 

새로운 파일을 설치하고 설정 중입니다. 

절약이가 설치되었습니다. 절약이는 프린터 드라이버였습니다. 절약이를 활용해서 인쇄를 하고 싶다면 인쇄를 하려는 응용프로그램의 프린터 설정에서 FinePrint Driver를 선택해서 인쇄하면 동작한다고 적혀있습니다. 
FinePrint는 예전에 널리 쓰이던 프린터 드라이버였습니다. 옛날 응용프로그램에서는 아래아 한글을 제외하면 모아찍기가 되는 프로그램이 드물었기 때문에, 별도로 이 FinePrint 드라이버를 설치해서 모아찍기를 하곤 했었습니다. 이제 보니 절약이는 사실 FinePrint의 한글 라이센스 버전이었나 봅니다. 

프로그램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Readme 파일을 열어보았습니다. 절약이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습니다. 절약이는 많은 양의 문서를 한 장에 모아서 출력, 즉 모아찍기를 함으로써 용지 및 잉크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장점으로는 용지, 토너 절감 및 프린터 수명 연장, 여러 프로그램 및 프린터들과의 호환성, 다른 소프트웨어에서 작성된 두 개의 문서를 한 종이의 각각 한 면에 같이 인쇄 가능, 문서 양 조절 가능 등이 있습니다.

2번째 페이지에도 여러 장점과 함께, 절약이는 개인 사용자용이며, 회사 및 학교에서 사용 시 등록을 통해 정품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나와있습니다. 또한 절약이 구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주문서 양식도 있습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38,500원이네요. 

마지막으로는 주문 방법과 함께, 예금주 계좌번호 등이 있네요. 지금은 사라진 조흥은행도 보입니다. 절약이를 알게 된 계기 및 소감을 적는 부분도 있네요 ㅎㅎ 참 작은 프로그램이지만 이렇게 정성스러운 안내 문서가 있네요.

절약이 작동을 확인해보기 위해 한글 97에서 인쇄를 눌러보았습니다. 제가 별도로 설정하지도 않았는데 프린터 드라이버가 자동으로 FinePrint로 되어있네요. 가상머신이라서 실제로 인쇄를 해볼 수 없는게 아쉽습니다. 

프로그램 이름에 인쇄 관련 단어가 들어갔으면 쉽게 알았을 텐데, 작명 센스가 살짝 아쉽네요. 
이상 소프트웨어 '절약이'의 정체를 밝히는 글이었습니다.

'기타 소프트웨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OS/2 Warp 4.0 설치기  (0) 2022.07.18
OS/2 Warp 3.0 설치기  (0) 2022.07.11
OS/2 Warp 3.0 Beta 설치기  (0) 2022.07.04
OS/2 H2.1 설치기  (0) 2022.06.28
OS/2 H2.1 Beta 설치기  (0) 202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