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1.2 실행기

한글과컴퓨터 한글 1.2판을 실행해봤습니다. 1.2는 정말 초기 버전입니다. 뭐 정식 출시 전에 테스트 버전으로 0.9x 버전들이 있었다고 하고, 몇년 전에는 한글 1.0판을 문화재로 지정한다고 실물을 찾아다니는 해프닝도 있었죠. 1.0판은 현재 전해지는 바가 없습니다만, 그나마 1.20판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버전인 것 같습니다. 설치디스크 파일은 없고 하드 복사본만 존재해서 하드에 복사 후 실행해봤습니다. 

하드에 hwp 디렉토리를 만들고 파일을 복사 후 hwp로 실행해봤습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널리 쓰이고 있는 아래아 한글의 초기 모습입니다. 시퍼런 화면에 메뉴도 안보이고, 오직 문단 눈금과 하단 표시줄밖에 없군요. 황량하지만 뭐 도스 시절이니까, 한글 문서 작성에만 충실한 모습입니다. 

한글은 매우 잘 입력됩니다. 아래아 한글의 강점인 옛한글 조차도 '한글 고어' 라는 자판을 선택하면 잘 나옵니다. 한영 전환은 Shift + Space로 하는데, 이 1.2 버전 이후로 꽤 오랫동한 아래아 한글은 저 조합키로 한영 전환을 하게 됩니다. 

F10 키를 누르면 숨겨져있던 메뉴가 나옵니다. 이건 지금도 유효한 단축키죠? 

한글 1.2에는 테트리스라는 미니 게임이 숨겨져있습니다. 한번 해볼까요? 

근데 칸이 매우 좁네요.. 전 테트리스는 잘 못해서 ㅋㅋ 30여년전 사람들은 한글로 문서 작성하다가 따분하면 이 테트리스를 하곤 했을까요? 

한글 정보 창입니다. 한글 1.20판이라고 명시되어있습니다. 또한 '한글을 한글답게... 한글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 나은 작품을 기대하면서...' 라는 인삿말도 있네요. 당시 한글 개발자였던 이찬진씨의 소망이 담긴 글귀같습니다. 1990년이면 올해로 딱 30년이 되었네요. 

이상 한글 1.2 실행기였습니다.